고령운전 괜찮을까요?

아직 운전대를 놓지 못한 부모님, 안전하신가요? 최근 고령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많은 이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부산 수영구에서는 8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5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리던 차량은 브레이크 대신 엑셀을 밟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같은 해 4월, 서울 마포구에서도 70대 운전자가 상가로 돌진해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제 고령 운전 사고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시대입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15년 약 1만 5천 건에서 2023년에는 3만 건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반면,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한 비율은 아직도 2%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모님의 운전 경력이 아무리 오래되었더라도, 지금의 건강 상태가 안전 운전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나이 들면 변하는 운전 능력, 알고 계셨나요?

운전은 단순한 습관이 아닙니다. 시력, 반응속도, 판단력, 근력 등 다양한 능력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고도의 활동입니다. 그러나 고령이 될수록 이 기능들이 동시에 저하되기 때문에 작은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반응속도 저하: 브레이크 반응이 0.5초만 늦어도 시속 50km에서는 약 7m 더 나아가게 됩니다.
• 시력 약화: 특히 야간에 신호등이나 보행자 인식이 늦어집니다.
• 근력과 관절 기능 저하: 핸들 조작이나 페달을 급히 밟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 인지력 저하: 판단과 집중력이 떨어져 돌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합니다.
• 약물 복용 부작용: 고혈압, 당뇨, 수면장애 등으로 복용하는 약물이 졸음이나 현기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징후가 있다면, 운전 건강을 점검할 때입니다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부모님의 운전 상태를 함께 점검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최근 6개월 이내에 넘어지거나 어지럼증을 자주 경험했다.
• 약 복용 후 졸음이나 멍한 느낌이 있다.
• 신호를 놓치거나 깜빡이를 켜지 않고 방향 전환을 자주 한다.
• 사고는 없지만 자주 긁히거나 작은 접촉이 있었다.
• 운전 후 몹시 피로하거나, 어깨·목 통증이 지속된다.

 

이런 증상은 교통사고로 이어지기 전의 경고일 수 있습니다.

 

‘면허 반납’ 대신 ‘건강검진’을 제안해보세요

부모님께 면허 반납을 직접 말하는 것은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습니다. 운전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어르신들에겐 자립과 자존심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병원에 같이 가서 건강 상태 한 번 점검해 보자”라고 말해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만 75세 이상 운전자는 도로교통공단의 적성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이 검사에는 인지기능, 시력, 반응속도 등을 확인하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으며 일부 병원에서는 치매 전조 증상을 확인하는 신경인지검사도 가능합니다.

 

부모님이 운전을 그만두면 불편하지 않을까?

운전을 그만두는 결정은 분명 쉽지 않지만, 자녀가 대안을 마련해 드리면 훨씬 수월해집니다.

• 지자체 교통비 지원: 일부 지역에서는 70세 이상 어르신에게 무료 교통카드를 제공합니다.
• 복지관 셔틀·실버택시: 지자체나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교통수단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자녀의 주 1~2회 외출 동행: 병원, 장보기, 종교활동 등의 동행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 고령자 전용 라이드 서비스: 최근에는 고령층을 위한 예약 택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도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결론 : 운전을 멈춘다는 건, 가족과 더 오래 함께하기 위한 결정입니다

운전을 멈춘다는 건 단순히 이동을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과 더 오래, 건강하게 함께하기 위한 중요한 결정입니다. 부모님의 안전이 곧 이웃의 안전이고, 모두의 생명을 지키는 일입니다. 그 선택이 존중받고 자연스럽게 이뤄지려면, 자녀의 관심과 설득이 필요합니다. 지금, 그 대화를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